상원사 중대 향각에 봉안되었던 후불탱으로, 크기는 가로 240m, 세로 136m이며 석가모니와 4대 보살, 4천왕, 여덟 제자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채색이 박락되었으나 적록색 위주로 붉은색의 기운이 선명하게 살아있다.
본존은 초록색 두광(頭光)과 황금색을 지니고 연화대좌 위에 결가부좌하였다. 두부(頭部)의 중간계주와 정상계주에서는 두 줄기의 빛이 서운(瑞雲)을 향해 뻗어 있다. 얼굴은 원만하며 이목구비는 작게 표현되었고 귀는 적당히 늘어져 있다. 본존의 어깨 위로 통견과 대의를 걸치고 붉은 띠 매듭이 있는 군의가 가슴까지 올라와 있으며 붉은 의대가 좌우대칭으로 늘어져 있다. 오른손과 왼손은 엄지와 중지를 가볍게 대고 있는 설법인(說法印)을 취하고 있으며 앉은 자세로 결과부좌(結跏趺坐)하고 있다. 발목에는 치견(풀잎 모양의 옷깃)이 둘러져 있고 의복의 전체에 무늬가 외곽선으로 둘러져 있다.
하단의 두 보살은 화려한 보관을 쓰고 반가좌(半跏坐) 자세를 취하고 있다. 향우측의 보살은 흰 연꽃, 향좌측의 보살은 흰 모란을 들고 반가좌하였는데, 이처럼 협시 보살이 반가좌로 표현되는 것은 19세기 말 이후의 불화에서 종종 볼 수 있는 특징이다. 반가좌로 양 발이 드러나 보이고 양 발목에 발찌가 있는 것도 특이하다. 팔목, 손목, 허리, 무릎 등에도 갖가지 영락이 금색으로 장식되어 전체적으로 매우 화려하면서도 장식적으로 표현되고 있다.
중단 향좌측에는 보주장식이 그려진 지장보살이 합장하며 맞은편에는 미륵보살이 두 손을 모아 합장하고 있다. 보살들 좌우로 사천왕이 배치되었는데 향우측 아래에는 칼을 든 천왕, 위로는 비파를 든 천왕, 향좌측 아래에는 용과 보주를 든 천왕이 있고, 그 위로는 탑을 든 천왕이 당당한 위용을 표현하고 있다.
상단에는 10대제자 중 여덟 제자를 표현하였는데 본존 신광 좌우로 아난과 가섭존자가 두 손을 합장하고 있으며 상하로 6명의 제자가 각각 경책, 동물, 향공양 등과 함께 자유로운 자세와 시선으로 그려져 있다. 본존의 두광 좌우에 벽지불이, 상단 양쪽 끝에는 용왕과 용녀가 배치되어 있고 화면의 최상단에는 서운(瑞雲)이 잔잔히 깔려 있어 전체적으로 안온한 느낌을 준다.
이 불화는 왕실발원으로 상궁들이 시주하였으며 서울의 대표적 화승인 보암긍법이 수화사로 조성한 첫 번째 작품이다. 오대산 상원사 중대 사자암 전면에 비로자나불이 봉안되었으나 오불도 신앙의 상징성을 지닌 석가모니 후불탱으로 집약되어 제작된 것으로 보여진다.